“명품 브랜드,우리 손으로 만들죠” -휠라코리아 윤윤수 회장

“휠라를 루이뷔통, 구치 같은 명품 브랜드 하우스로 키우겠습니다.

” 지난 4월 윤윤수 전 휠라코리아 회장이 휠라의 글로벌 지주회사인 GLBH홀딩스의 회 장에 취임하면서 내놓은 일성이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1월 휠라 글로벌 지주사인 미국 뉴욕의 ‘스포츠 브랜즈인터내셔널(SBI)’로부터 전 세계 휠라 브랜드의 신발류와 의류 사업을 인수해 휠라 브랜드의 새 주인이 됐다. 이에 앞서 지난 2005년에는 휠라의 한국 지분 100%를 인수한 바 있다.

윤 회장이 휠라의 해외 부문을 완전히 사들임으로써 휠라 는 이제 명실상부한 한국 브랜드가 됐다.휠라는 1911년 이탈리아에서 출발한 브랜드로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에 이은 매출 4위 수준의 세계적 스포츠웨어 브랜드다. 한국 지사에서 출발해 본사까지 인수하게 된 배경에는 윤 회장에 대한 휠라 측의 신뢰가 크게 작용했다.

91년 윤 회장은 휠라이탈리아와 합작으로 휠라코리아를 설립, 회사 역사 상 가장 단기간에 자리를 잡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휠라 한국 지분을 인수하는 등 일련 의 과정에서 SBI 측에 “윤 회장이 휠라 브랜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지켜나갈 수 있다” 는 확신을 심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이탈리아의 정통성을 강화하면서도 제품에서 마케팅까지 ‘이탈리안 DNA’ 를 살리는 휠라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며 명품 브랜드로의 재도약을 다짐했다. 출발점은 미국 시장. 윤 회장은 최대 역점 과제로 미국 휠라의 정상화를 꼽고 있다. 3년 안에 미국 휠라의 매출을 현재의 4배 수준인 5억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최대 시 장인 미국에서 휠라의 브랜드를 강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휠 라 측은 미국 시장에서 고급 백화점이나 전문용품점을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 고급 브랜 드를 유지하면서 매출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사업 전략의 축은 새로운 라이선스 모델의 도입. 휠라 측은 한국과 미국을 제외 한 세계 시장에서 파트너에게 반영구적으로 라이선스를 주고 현재의 7~8% 에서 4~5% 수 준으로 로열티를 낮추는 대신 나머지 로열티를 현재 가치로 환산해 일시금을 받는 새로 운 모델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장기적으로 윤 회장은 휠라를 출발점으로 루이뷔통이나 로레알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 고 있는 프랑스의 LVMH와 같은 브랜드 하우스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윤 회장은 사업가로 성공한 비결에 대해 “정직·근면·인내의 3대 가치를 평생 간직했 다”면서 “이 가치를 잃게 되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잃는다는 각오로 산 것이 비결인 것 같다”고 말한다.

■ 루이까또즈·MCM도 우리 브랜드 ■

고급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Louis Quatorze) 전용준 사장(54) 또한 지사에서 출발, 본 사 지분을 인수한 경우. 전 사장은 프랑스 브랜드 ‘루이까또즈’의 국내 라이선스 사업 을 16년 동안 해오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본사 지분을 100% 인수했다. 루이까또즈는 ‘루이 14세’를 뜻한다. 1980년 프랑스의 장인가문 출신인 폴 바렛이 ‘ 크레아시옹 드 베르사이유’라는 회사를 설립, 수공예 가죽제품을 만들어 ‘루이까또즈 ’란 이름을 붙인 데서 출발했다.

지난 84년 일본 루이까또즈가 악어가죽과 다이아몬드 로 장식된 지갑을 7만4816달러에 판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지갑으로 기네스북 에 등재돼 있다. 전 사장이 루이까또즈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0년. 삼성물산에서 일하다 의류 사업을 하던 친구의 권유로 ‘루이까또즈’의 국내 라이선스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라이선스 사업을 하며 루이까또즈의 품질에 확신을 가진 그는 지난해 말 지분 을 인수, 프랑스 본사를 보유하게 됐다.

한국에서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 은 상황에서 외국 브랜드를 인수, 한국의 기술과 마케팅력을 활용한다는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본사를 인수한 뒤, 전 사장은 곧바로 글로벌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디자이너를 스카우트 하는 등 브랜드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원단은 프랑스에서 공급받고, 생산은 한국에서 맡고 있다.

루이까또즈가 첫 번째로 노리는 시장은 아시아. 아시아의 명품시장은 이미 명품의 본고 장인 유럽을 추월한 상태.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명품 가죽가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이를 위해 전 사장은 일본, 홍콩, 싱가포르 에서 진행 중이던 라이선스 사업을 모두 직영체제로 바꿨다. 지난 3월에는 홍콩국제공항 제2청사에 글로벌 1호 매장을 출범했고, 최근에는 홍콩 소고백화점에 직영 매장을 냈다. 홍콩 시장을 발판 삼아 올해 안에 상하이와 베이징 등 중국의 주요 도시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명품의 본고장인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한국인이 만든 명품 핸드백을 갖고 다니도록 하 겠다는 게 전 사장의 목표. 이를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바로 품질이다. 지난 해 12월에 서울 신설동 본사 앞에서 핸드백 수십 점을 불태우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들 여온 가죽 원단 일부에서 결함을 발견하고, 관련 제품을 전량 폐기한 것. 이미 물건을 구매한 고객들을 모두 찾아 8400여개 제품을 반품했다. ‘명품은 돈이 아니라 품질로 말 한다’는 전 사장의 평소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사례다. 성주인터내셔널과 성주D&D를 경영하고 있는 김성주 회장은 지난해 독일의 명품 회사인 MCM을 인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 회장은 대성그룹 고 김수근 회장의 막내딸로 국내에서 수입 브랜드 판매사업을 하다, 독일 패션 브랜드 MCM을 인수해 명품 반열에 성공적으로 진입시켰다. MCM을 루이뷔통, 구찌, 프라다 등에 뒤지지 않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뉴욕을 포함 한 미국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