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강좌 정벌에 나선 IT 강자 - 정현경 중앙ICS 대표

중앙ICS가 IT 직무교육사이트 ‘아이중앙’을 오픈했다. 38년 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준별 맞춤 교육을 제공하는 중앙ICS는 일단 기업을 타깃으로 시장을 점령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점점 더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e-러닝 마켓에 디지털 인재 만들기의 출사표를 던진 정현경 대표의 당찬 포부를 들어본다.IT강국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가 실제로는 컴퓨터를 영어만큼도 못한다면, 수긍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나라의 정보화 활용 능력이 주요 11개국 중에서 11등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OECD 가입 40개국 중에서는 꼴찌에서 세 번째고요. 이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저 역시 쇼크를 받았었죠. 대기업과 중견기업 천여 명 정도를 샘플링해서 조사해봤더니, 과연 백점 만점에 50점 나오더군요. 백점이라는 것도 이 정도면 다른 사람 도움 받지 않고 어느 정도 최적화된 문서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도 말이죠.”

<P>우리나라에서 자격증은 그저 ‘시험을 위한 시험’이라는 이름으로 현업에 적용시키기에는 거리가 멀고, 컴퓨터 활용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틀조차 없다. 정 대표는 이에 착안, 사업화시키기로 결심했다. 바로 ‘IT 직무 교육’ 서비스다.

질 높은 콘텐츠로 e-러닝 평정

8년째 여성포털사이트 젝시인러브를 운영하고 있는 정현경 대표. 콘텐츠 ‘질’에 대한 그녀의 고집은 유난하다. 70여 개에 달했던 동종 사이트들이 스러져가는 중에서도 매달 40여 개의 콘텐츠를 자체 생산하고 유료 카운슬링 서비스로 승부하는 등 열악한 기반의 콘텐츠 시장에서 젝시인러브를 생존시켰다.

“벤처기업은 3년 안에 승부를 내야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지만 온라인 콘텐츠 시장은 인프라 등의 바탕이 충분히 깔리고 난 뒤에야 꽃피는 산업이에요. 포털사이트들이 성장했으니, 이제 젝시인러브와 같은 전문사이트 차례인 것처럼, 인터넷 교육 분야도 지금까지 인프라가 성장했다면 콘텐츠가 자리 잡을 순서죠. 그래서 올해부터 e-러닝 콘텐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습니다.”

인터넷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타이밍. 중앙ICS는 올해를 e-러닝 원년으로 삼았지만 그 발판은 5년 전부터 차근차근 다져왔다. 2000년 e-러닝 시장의 잠재력을 확신한 정 대표는 100여 개에 달하는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인큐베이팅하면서 IT 교육을 위탁받아 개발·운영하는 등 여러 레퍼런스를 만들면서 시장의 추이를 지켜봤다.

“5년 전만 해도 인터넷 콘텐츠는 무조건 공짜라는 인식이 강했거든요. 정성들여 만들어봤자 사람들이 “얼마에요?”부터 물어봤죠. 교육은 싸다고 잘 팔리는 상품도 아니거니와 또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교육을 살 때에는 미래에 대한 꿈을 안고 사기 때문이죠.”

정 대표는 교육에는 돈뿐 아니라 Future Value, Time value가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 좌지우지 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먼저 높은 품질의 충분한 상품력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 대표의 교육철학은 2004년 값싼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던 다수의 e-러닝업체들이 소비자에게 외면당하면서 증명되었다. 그렇게 옥석이 가려지면서 e-러닝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불러왔고 소비자들 역시 교육 콘텐츠의 질을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추게 되었다.

기초 IT 교육으로 진정한 디지털 강국 만들 터

“올해 500개 기업이 목표에요. 주5일제로 업무시간이 줄어든 지금, 생산성을 높이려면 교육에 투자할 수밖에 없거든요. e-러닝이 교육효과 측면에서도 오프라인에 결코 뒤지지 않는데도 직장인들에겐 아직 인식적인 장애가 있어요. 결국 강제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인데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교육장과 교육시간에 고용보험 환급으로 비용 부담도 없죠.”

중앙ICS는 ‘IT 직무 교육’을 주력 아이템으로 기업에 원격 교육 연수원을 구축하는 것으로 뿌리를 내릴 계획이다. 인프라와 인식적인 측면이 같이 맞아 떨어져야 안정되는 B2C 시장 공략에 앞선 초석 단계다. IT 직무 교육 중에서도 컴퓨터 활용 능력을 주요 콘텐츠로 선정했지만 이미 언어·경영 등의 부분까지 콘텐츠를 확산, 앞으로는 직무 교육 컨설팅까지 함께 수행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생각이다.

향후 5년, 우리나라 e-러닝콘텐츠서비스 산업은 27% 자연 성장률을 예측하고 있다. 필요한 인프라는 거의 성장했고 깔릴 만큼 깔렸다. 이제는 콘텐츠 차례인 것이다.

“어느 선진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는 e-러닝 분야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도 상당히 앞서 있어요. 더군다나 컴퓨터는 교육내용 자체가 국제표준이잖아요. 향후 글로벌화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아이템이죠.”

IT 직무 교육이라는 기초적인 아이템으로 개인의 역량과 조직의 생산성을 동시에 높이고자 나선 정현경 대표. 벤처는 험하지만 여성의 배려와 세심함이 활약하기에는 절대적소다. 디지털 인재 만들기로 e-러닝 목표를 세운 정 대표의 포부에서 IT 강국 대한민국의 희망 메시지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