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CEO는 개인카드 즐겨 쓴다

주말에 쇼핑을 하러 대형 할인매장에 가곤 한다. 그때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이 좋아하는 코너가 있다. 겉으로 보아 그게 그것 같은 시식코너에도 차이가 있다. 어떤 시식코너는 시식손님을 정성껏 초대하는 느낌이 드는가 하면 어떤 곳은 시식손님이 스스로 비루한 느낌이 들게끔 인색하게 구는 곳이 있다. 과연 두 곳 매상차이는 어떨까? 언론보도에 의하면 시식 제품의 판매가 높고 특히 40대 시식 고객 중 절반(50%)은 직접 맛본 음식을 구매했다고 한다. 즉 후한 시식인심이 판매고 신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되로 주면 말로 돌아오게 돼 있다. 조금 밑진 듯 하게 내가 더 많이 주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이익이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은 이미 이 법칙을 알고, 실천하고 있다.

김지욱 한국소프트웨어 저작권 협회 부회장은 회식을 가서도 법인카드보다 개인카드를 즐겨(?)사용한다.

“개인카드는 파란색, 법인카드는 황금색으로 눈에 잘 띄는 다른 색깔 카드로 구별해 가지고 다니는데요. 회식경비를 개인카드로 부담했을 때 조직원들의 로열티가 한결 높아지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답니다. 일부러 현찰을 쓰는 걸 보이기도 하고요. 저는 제 급여의 10%를 직원들을 위해 쓴다고 배정해 놓았습니다. 외부고객 접대하는 비용의 일정비율은 내부고객인 직원을 접대하는데 쓴다, 그것이 제 직원회식 예산운용의 법칙입니다.”

이 같은 회식코스트는 앞으론 밑지더라도 뒤로 남는 인적 자산이 된다는 이야기였다. 밑진다는 것은 돈 뿐 아니라 지위, 동업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L총장님은 70이 넘어서도 관운이 이어지고, 늘 사람들이나 조직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솔직히 나 역시 그분을 만나면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워진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 것은 재능을 뜻하는 게 아니라 태도를 뜻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독일 유학파라 한국대학을 나오지 않았지요. 독일대학에서 교편을 잡다 한국대학에 발령을 받아 돌아왔을 때 고교동기보다 낮은 직급이더라고요. 그것에 대해 한마디 불평을 하지 않았지요. 한국에서 3년이 흘렀는데 이번엔 학교 측에서 제 동기교수보다 훨씬 빠른 직급을 제안하더군요. 그때 저는 동료보다 빠른 진급은 과분하다며 사양을 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동료들 사이에 소문이 퍼졌고, 오히려 인정받을 수 있었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같은 나의 ‘작은’포기가 있었기에 나중에 부총장, 총장이 되는 데 나를 신뢰하고 판단하는 밑거름이 되었답니다.”

늘 친구가 꼬이고, 인연의 사랑방이 되는 사람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무엇이든 하나라도 더 퍼주고 싶어하고 기꺼이 손해를 감수한다는 점이다. 진정한 장사꾼은 자기가 투자한 것에 대해 100%, 120% 보장받으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자기 자신만 독차지하려는 사람은 인연을 만들기는 커녕 얕은 수에 걸려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필자는 얼마 전 박인출 예치과그룹 회장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단순히 병원 원장이 아니라 예치과라는 브랜드로 전국에 60여 개의 지점을 만든 성공한 경영인이다. 그는 개성 강한 직업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직업인 의사들을 묶어서 전국에 네트워크 체인망 구축에 성공하게 된 비결, 아니 철학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서로의 신뢰를 유지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생각은 내가 좀 더 손해를 보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동업이든 공동개업이든 무슨 일을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가장 필요한 마음이지요. 동업을 하는 사람들은 함께 에베레스트 산을 등반하더라도, 제일 먼저 정상에 서고 깃발 꽂는 일을 상대방에게 양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