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과의 동업시 주의사항

“동업의 한계”

사업을 시작할 때 혼자 힘으로 하기가 벅찬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 동업을 시작하게 되는데 사실 실패할 확률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동업을 하게 된다. 어떤 사람이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자본이 없는 경우 자본가와 동업을 하였다고 하자. 이런 경우에 동상이몽을 하고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기술자는 내 기술이 없었으면 어떻게 회사가 유지되었겠느냐는 생각을 갖고 자본가는 기술이 아무리 있으면 뭐하나 내 돈이 없었으면 그 기술은 어디에 쓸 수 있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의기투합 식의 동업은 상당히 위험하다. 동업을 하려면 각자의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하여야 하고 발생 가능한 예를 일일이 예거하여 문서화해 놓아야 후일 분쟁을 예방할 수가 있다. 동업을 하게 되면 각자가 아전인수 격으로 동상이몽을 하게 되기 때문에 건건이 불만이 쌓이게 되고 그 불만이 한계에 도달하면 언쟁이 일어나고 그 때부터 모든 일이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결혼도 어떤 시각에서 보면 동업의 일종이다. 서로가 양보와 희생정신을 가지고 결혼생활을 하면 별 문제가 없이 지나가지만 건건이 따지고 일방적인 희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다툼이 자주 일어나고 이혼이라는 극한상황까지 전개되는 것이다. 그래서 서양의 부자들은 결혼을 하기 전에 계약서를 만들어 헤어지는 일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해 놓기도 한다고 한다.

해외투자에 있어서는 100% 투자 방식이 있고 BCC(Business Co-operation Contract) 라고 하는 경영협약 방식이 있고 또한 J/V ( Joint Venture )라는 합작투자 방식이 있다. 베트남의 투자에 있어서는 100% 투자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왜냐하면 동업을 하지 않고 모든 의사결정을 해외투자자 스스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에서는 제조업 이외에는 100% 투자 방식의 허가를 잘 내어 주지 않기 때문에 J/V나 BCC 쪽으로 투자하여 허가를 득하게 된다.

그런데 어떤 투자자는 허가가 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본의 부족이나 판매망의 미확보 때문에 J/V를 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국내에서의 동업도 힘이 든다고 하는데 해외에서 동업을 하는 경우는 더 많은 분쟁의 불씨를 안고 가게 된다. 그리고 베트남 사람과의 동업은 성공하는 경우가 매우 적다. 베트남과 한국은 겉으로 보기에는 참으로 닮았다고 생각하겠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판이하게 다르다. 관혼상제가 비슷하다고 해서 개인의 생각까지 비슷할 것이라는 오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서비스업은 100% 투자허가가 잘 나지 않기 때문에 소규모 투자인 경우에는 현지인 이름으로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국 식당도 현지인 명의로 영업을 하면서 실제로는 한국인들이 경영을 하고 있다. 명의를 빌리는 값으로 매월 몇 백 불씩 주면서 운영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동업이라고 볼 수 없고 다만 명의를 빌리는 경우가 되나 무역업 등에는 자본 투자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명의는 현지인으로 하고 대부분의 자본은 외국인이 투자한 후 지분을 50% 이상 갖게 되지만 지분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얼마만큼 피차 이해를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초기에는 서로 믿고 가지만 여러 가지 사건이 얽히게 되면 오해를 하게 되고 오해의 골이 깊어지면 불신하게 되며 불신 상태에서 계속 동업을 하기는 힘들어지는 것이다.

한 예를 보자. ACE 무역상사의 박 사장은 현지인에게 8만 불의 자본을 출자하고 현지인이 2만 불 투자하여 10만 불 자본금의 100% 현지 무역회사를 만들었다. 5년간 그런대로 짭짤한 수입으로 운영했지만 최근 들어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품목을 전환하여 비철금속 원자재를 한국으로 수출하기로 하고 한국의 BASE 수입상사로 수출할 물량 200톤을 계약하였다. 단가가 톤당 1,600불 정도의 원자재여서 TOTAL AMOUNT가 32만 불 되는 신용장을 받았다.

베트남 측 파트너가 낸 견적은 톤당 1,400불이었다. 경비를 제하더라도 톤당 150불이 남으므로 신용장 금액을 모두 선적하면 3만 불이 남으므로 3개월에 걸쳐 3만 불이면 매월 만 불은 남으므로 괜찮은 장사라 이 품목에 전념하기로 마음먹고 베트남 파트너에게 1,400불을 3개월 이내에 선적가능한지 몇 번이나 묻고 다짐하였다. 그래서 신용장을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베트남 파트너는 30톤을 선적하더니 만세를 부르는 것이었다. 가격이 올라서 더 이상 선적을 못하겠다는 것이다. 나머지 170톤에 대한 NON DELIVERY CLAIM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더니 그것은 앞으로 선적을 하면서 갚아나가자고 한다. 박 사장은 현지인 파트너에게 설명하기를 클레임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오더를 받을 수 없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러나 현지인 파트너로부터 해답이 없었으며 밑지고는 더 이상 오더를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 답변이었다. 힘들여 개척해 놓은 계약이 현지인 파트너의 성의 없는 답변으로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박 사장은 궁여지책으로 그와 비슷한 원자재를 BASE 상사와 30톤만 계약을 하였다. 그리고 그 계약 건을 무사히 선적하고 다음 30톤을 계약하였다. 이번에 또 딴 소리를 할 것 같아서 구두로 하지 말고 정식 OFFER SHEET를 발행하라고 하여 톤당 2,100불의 견적서를 파트너로부터 받았다. 그래서 박 사장은 한국에 실제로 견적을 낼 때 2,400불에 내어서 확약을 받았다. 이익금 300불에 30톤 하면 9,000불이므로 이 금액으로 기존 계약을 이행 못한 NON DELIVERY CLAIM을 해결할 요량으로 OVER VALUE를 하였는데 마침 한국에서 2,400불에 ACCEPT해 주어서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베트남 파트너는 정식 OFFER SHEET를 낸 2,100불을 24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번복하였다. 2,100불로는 안 된다. 2,350불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적 불이행에 대한 클레임은 물어줄 생각이 없고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고 자기가 사인한 문서도 아랑곳없이 말을 바꾸는 것이다. 박 사장은 정나미가 떨어져서 더 이상 동업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요즈음은 회사 정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후진국 사람들은 약속을 잘 지키지 않고 약속을 어기는 데에 대하여 별로 죄책감이 없다. 그런 사람들과 동업을 한다는 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행위와 다름없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몇 년 전에는 어느 후진국의 CASHEW NUT 수출업자들은 미국 수입업자들과 년 간 계약을 하여 수 천만 불의 신용장을 받았다. 그런데 그 해 유럽의 CASHEW NUT 이 흉작이 되어 후진국 수출업자들에게 미국보다 더 좋은 가격을 제시하였다.

그래서 후진국 수출업자들은 신용장을 받아 놓고도 선적을 이행하지 않고 유럽으로 팔아버렸다. 그래서 화가 난 미국 수입업자들은 다시는 그 나라 캐쉬넛을 사지 말자고 담합하여 그 후 그 후진국에서 구매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럽에서도 다음 해에 캐쉬넛의 작황이 좋아져서 그 후진국에서 수입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후진국의 캐쉬넛 가격이 똥값이 되어 버렸다.

후진국 사람들은 대체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업을 하지 않고 눈앞의 이익만 바라보고 사업을 하기 때문에 당장의 손실에는 못 견뎌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그런 사람들과 동업 구도로 들어가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베트남도 이제 7월 1일부터 신 투자법과 신 기업법이 시행된다. 그러나 시행령이 어떻게 정립될 지 잘 지켜보고 투자 결심을 해야 한다. 예부터 동업하는 자식은 낳지도 말라는 속담이 있다. 옛말 그른 것이 없다고 하니 동업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누가 동업을 제안하면 THINK TWICE BEFORE YOU ANSWER 라는 노래를 기억하라."

- 베트남 한인상공인연합회 홈페이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