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선택과 집중’ 경영…“불황에 절실히 요구되는 CEO 판단력”

“어려울 때 일수록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실적과 체면이 중시되는 우리 기업문화상 최고경영자(CEO)가 이같은 미덕을 실천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올바른 판단력과 결단력은 불황기에 갖춰야 할 CEO 최고의 덕목으로 꼽힌다.

◇CJ푸드빌, 선택과 집중=CJ푸드빌의 공격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진구 외식총괄 대표의 활약상은 단연 돋보인다.

빕스 7개·한쿡 1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으며 지난 10월에는 네이버후드 개념의 스위트리를 신규로 런칭했다. 또 코코스의 진천공장을 인수해 물류기지 집중과 미래 생산기지까지 확보했다. CJ푸드빌을 명실상부한 외식업계의 선도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정 대표의 경륜과 안목이 큰 몫을 한 것이다.

백전노장 정 대표도 나름대로 아픔과 시련이 있었다. 멀티 브랜드화를 추구하는 CJ푸드빌 입장에서 브랜드 하나하나가 중요하지만 생산성이 떨어지는 일부 브랜드에 대해 철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정 대표는 올 들어 수익이 저조한 테이크 아웃 전문점 델쿠치나 일부 점포에 대해 철수를 단행했다. 영업부진 매장이 일소되자 평균 영업 목표 달성율도 90%에서 105%로 높아져 올해는 목표를 초과하는 성과를 거둘 전망이다.

정 대표는 평소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면 전장을 바꿔라’는 말을 원용한다. 그 전장을 포기하면 당장 전쟁에서 진 것 같고 허탈하겠지만 후에 다른 곳에서 승리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정진구 대표는 “경기란 영원한 불황도 없고 영원한 호황도 없는 것”이라면서 “최고 경영자에게는 장기적 관점에서 안되는 곳은 언제든 정리할 수 있고 역으로 잘되는 곳에는 언제든 추가 출점할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모제, 때를 기다린다=㈜아모제의 신희호 대표 역시 위기관리 경영이 돋보이는 CEO중 하나다. 신 대표는 안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키는 승부사적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신 대표는 마르쉐 명동점과 신촌점을 접었다. 명동과 신촌은 외식업계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철수 자체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신 대표는 두말 없이 철수했다.

마르쉐 컨셉트를 유지하기에 명동점은 복층이, 신촌점은 지하인 점이 문제였다. 고객 불만을 야기하면서 매장을 운영하느니 새로운 장소가 나올 때까지 한시적으로 매장을 접고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서 신 대표는 업계 최초의 중식당 엉클웡스를 지난해 완전 철수했다. 대신 오무토토마토라는 오므라이스 전문점으로 지금 새로운 성공을 가꿔가고 있다.

신 대표의 도전정신은 외식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 대접받는 정서가 강한 우리 외식문화에 셀프 개념을 도입한 마르쉐가 성공할 수 있던 것도 그의 고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