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를 쫓다가 노루를 잡다” - ㈜신씨화로 김원석 사장

㈜신씨화로의 김원석 사장은 음식점 이야기만 나오면 눈빛이 달라지고 침을 튀긴다. 2003년 2월부터 고기전문점 ‘신씨화로’를 시작으로 라면전문점 ‘광면’, 카페 ‘앤트스텔라’, 나또전문점 ‘두화원’, 사케전문점 ‘춘산’ 등 7개 브랜드 70여개 점포망을 구축했다.

특히, ‘춘산’은 (사)대한가맹거래사협회에서 발표한 2007년 서울지역 가맹점 연매출 부분에서 정관장과 GS25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여전히 성공에 목말라 있다. 올들어 확장일로의 ‘춘산’에 가속 패탈을 밟고 있다. 최근 김 사장은 종로구 상권의 메카인 관철동에 8호점 자리를 잡았다. 4월말 개점이 목표다. 기존 점포를 헐어내고 새 음식점으로 문을 여는 창업 과정을 매주 지상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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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든 일에는 발품이 들어가야 한다’는 주의다. 책상머리 앞에서 전화기나 인터넷을 붙잡고 찾은 정보는 이미 정보로서의 구실을 하지 못한다. 2월초만해도 ‘춘산’을 확장하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단지 다른 브랜드 매장을 위한 좋은 자리가 있는지 물색하고 있었다. 가끔 식사를 같이하며 허심탄회하게 사업이야기도 나누는 부동산 관계자에게 연락이 왔다.

“명동에 좋은 자리가 있는데, 한번 볼래요?” 안볼 이유도 없다. 바로 가보았다. 명동칼국수 뒷골목에 자리한 5층짜리 건물의 1층 상점이었다. 명동 골목치고 이동인구가 많지 않았다.

1층이라는 것은 좋았지만 부동산 관계자에게 또 하나의 정보를 들었다. “권리금도 없고, 보증금이랑 월세도 나쁘지 않은데 건물주가 얼마 전에 사망했어요. 그런데 상속 문제를 놓고 큰 아들이랑 작은 아들이 싸운다는 소리가 있어요.”

내 철칙 중 하나는 ‘분쟁 소지가 있는 건물은 들어가지 않는다’다. 내가 난색을 표하자 부동산 관계자는 ‘괜한 소리를 했나’는 표정을 짓더니 한 군데 더 가자고 한다.

두 번째로 간 곳은 종로구 관철동 학원가 중심에 자리한 곳이다. 3층 건물의 2층에 위치한 231m²(70평) 규모의 중국 레스토랑이었다. 보증금 3억에 월세 1100만원. 과연 관철동 상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층이라는 점이 걸렸지만 오피스 일대와 학원가를 섭렵할 수 있는 상권이 마음에 들었다.

임대문의도 붙여지지 않는 이런 곳을 소개받는다는 것은 끊임없는 ‘발품’이 아니고서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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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관철동 건물의 건물주를 만나고 싶었다. 부동산 관계자는 말 끝나기가 무섭게 그 건물의 1층을 가리켰다. “건물주가 1층에서 우동집을 하고 있어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머리에 해머를 맞은 것 같았다.

우동집이라니. 아, 메뉴에 우동은 빠지겠구나. 마음 속에 갈등이 일었다. 건물주와 몇 마디 나누고 나니 걸림돌이 또 있었다. 철거하고 공사하는 동안 별도의 임대료를 더 내야 한단다. 보통 철거하고 설비, 인테리어 하는데 한 달은 꼬박 걸리는데 스케줄 조정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리저리 주판이 돌아간다. '공사 일정을 앞당길 수 있을까. 평당 얼마로 계산하면 될까. 한 달에 얼마나 매출을 올려야 할까.'

관철동 일대는 불야성 같은 화려함 속에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가게들의 치열한 생존투쟁이 감춰져 있다. 한 달마다 리모델링을 하는가 하면 쿠폰할인제, 영화관람권 제공 등 다양한 홍보전략을 펼치는 곳도 있다. ‘K1’을 좋아하는 나는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부동산 관계자의 한마디가 찬물을 끼얹었다. “여기서 매물을 구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며 “운 좋게 매물이 나왔다 해도 99m²(30평) 기준으로 권리금은 3억 이상 줘야 하고 월세도 600만원이 넘는 곳이 많아 자금력이 부족한 창업자들은 엄두도 낼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 이 비싼 진입 장벽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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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가치가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덤벼보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와 개점하는데 필요한 초기비용을 따져보았다(표1 참조). 6억이었다. 아무리 ‘고수’라 하더라도 돈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최대한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투자자를 찾아보는 방법을 택했다.

예전에 공동투자를 해본 적이 있지만 금전적 신뢰가 깔려 있는 사안인 만큼 쉽지 않았다. 문득 중학교 동창회 때 만난 친구들이 떠올랐다. “너랑 사업하면 나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해본 말일 수 있는 친구들의 믿음이었지만 지금 의지할 곳이라고는 그것뿐이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무작정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난색을 표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아무 준비 없이 친구라고 무조건 밀어 부쳤던 것이 문제였다.

투자설명회가 필요했다. 친구들이지만 투자자인만큼 믿음을 줄 수 있는 데이터를 준비해야 했다. 공동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관철동 직영점은 그야말로 꿈의 가게가 될 것이다. 그때였다. 부동산 관계자에게 전화가 왔다. “2층 계약할 생각이 있으면 빨리 하자고 하는데요.” 투자설명회를 서둘러야 겠다.

김원석은…

2003년 2월 고기전문점 ‘신씨화로’를 열어 프랜차이즈업계에 연기없는 숯불구이집의 바람을 몰고 온 장본인. 이후 6년 만에 사케전문점 ‘춘산’, 라면전문점 ‘광면’, 카페 ‘앤트스텔라’, 나또전문점 ‘두화원’ 등 7개 브랜드 70여개 점포망을 구축하며 프랜차이즈 창업고수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춘산’은 (사)대한가맹거래사협회에서 발표한 2007년 서울지역 가맹점 연매출 부분에서 '정관장'과 'GS25'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