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업계 30代 CEO 돌풍

‘창업계에 30대 CEO가 뜬다.’

젊은 패기와 아이디어를 무기로 한 30대 CEO들이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젊은 CEO들은 1세대 프랜차이즈 CEO들과 달리 전문직 출신인 경우가 많다. 또 1세대들이 대학문턱도 넘어보지 못했던 이들이 많았다면 이들은 대학에서 전문적인 수업을 받았고 유학파 출신이나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특허를 다수 보유하기도 했다.

30대 젊은 CEO의 파란만장한 프랜차이즈 사업 성공기를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핫썬치킨의 김동진 대표

국내 최초 기름에 튀기지 않은 베이크치킨을 개발한‘핫썬’의 김동진 사장(35)은 미국 UC데이비스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경영학 학사를 딴 유학파 출신이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경영학도답게 외국계 투자자문사에 근무했지만 자신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부모님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사업을 하겠다는 아들을 반대했던 아버지는 아들이 사표를 내자 든든한 지원군이 돼 주었다.

수년간 식품 제조업 회사를 해오시던 아버지 김문수 회장(금양식품)은 튀기지 않고 구운 치킨 개발을 권유했다. 튀긴 음식이 트렌스지방 등 유해한 성분이 많아 향후 튀기지 않은 치킨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라는 아버지의 조언은 적중했다.

1990년대부터 미국의 치킨사업을 견학하고 분석하여 자료를 수집하며 사업에 뛰어든 그. 초창기에는 기름기가 없는 바비큐 치킨을 고려했지만 수분과 지방이 모두 빠져 팍팍한 맛때문에 프라이드치킨을 대체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수천 번의 닭과의 씨름 끝에 김동진 사장은 7년간의 기술개발 과정을 통해 열풍순환방식인 스마트 그릴을 개발한다. 음식의 수분을 빼앗아가던 기존 오븐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튀긴 듯한 맛과 형태를 유지하도록 한 것. 이 기술은 프라이드 형태의 치킨을 조리하는 구이형 조리방법으로 국내 특허를 획득하고 미국에 특허 출원을 한 상태다.

현재 핫썬치킨은 20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강 둔치의 광나루, 잠원, 양화 등 14개의 한강 세븐일레븐에 숍인숍 형태로 성공적으로 입점하여 판매되고 있다.

■명인만두 성창호 대표

만두관련 특허를 2개나 보유하고 있는 명인만두의 성창호 사장(33)은 전자 관련 회사에 근무하면서 받는 고정수입 외에도 항공시뮬레이션 개발 등을 통해 건당 3000만원까지 부수입을 올리는 유능한 프로그래머였다.

그러나 처음 창업했을 때 그는 뼈아픈 실패를 맛봐야 했다. 사업 실패 후 아버지께서 빚던 만두에 주목한 그는 아버지의 기술을 전수받아 명인만두의 오늘을 만들었다.

현재 130여개가 넘는 가맹점을 둔 명인만두의 성창호 사장은 아버지의 만두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거기에 만두에 대한 관련 자료를 최대한 수집하고 전국의 유명 만두전문점을 직접 방문하면서 고객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부모님에게서 3000만원을 지원받아 작은 사무실을 연 그는 3개월간 상호, 인테리어 컨셉트, 만두 공급을 위한 공장 등 프랜차이즈사업 틀을 마련했고 고기만두소와 다이어트 기능성 고추만두에 관한 특허를 획득했다. 그리고 경기도 성남시청 앞에 첫 매장을 열었다. 9.9㎡(3평)로 홀도 없이 테이크 아웃 판매만 했지만 하루 2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자 입소문을 타고 가맹 문의도 이어졌다.

승승장구하던 그였지만 2004년의 만두파동은 그에게도 위기였다. 매출이 3분의 1로 떨어졌지만 매장에서 직접 만두를 빚는 모습을 본 고객들은 곧 명인만두를 신뢰하게 됐고 대형 만두제조 회사들이 연쇄적으로 부도를 맞을 때도 20여개 이상 점포를 열었다. 가맹점에 공급하던 만두소 가격을 내리고 3개월간 광고를 통해 매출 상승을 유도했다. 그 결과 만두파동 이전 난립했던 1000원짜리 기계만두가 모두 정리되면서 경쟁력 있는 만두 브랜드로 자리잡게 되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성창호 사장은 대학로에 대형 점포를 열어 대형 매장 운영의 틀을 마련했고 경기도 양주에 ‘가든 명인만두’를 열어 만두보쌈, 만두해장국 등 이색 메뉴를 선보이는 등 끝없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GNS델리 이재훈 대표

서른두살의 최연소 프랜차이즈 CEO인 그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너시스의 신데렐라라고 부른다. 최근 론칭한 제너시스의 소자본 창업아이템 4개를 총괄 지휘하는 GNS델리의 신임대표이사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오늘을 단순한 행운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그는 2003년 한양대학교 원자력 공학과를 휴학하고 부산에서 5㎡(1.5평) ‘스시990’이라는 테이크아웃초밥전문점을 연다. 창업에 첫 발을 내디딘 것. 자본금이래야 800만원이 전부였지만 그의 매장은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이듬해 3월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사업 1년여 만에 그는 가맹점 100개를 일궈냈고 지난해에는 전국 매장 300개,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그의 사업성을 눈여겨본 탓일까?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제너시스에서 그에게 스시와 가락국수 전문점인 유나인의 대표이사직을 제의하기에 이른다.

유나인을 이끌게 되면서 프랜차이즈의 시스템에 눈을 뜬 그에게 제너시스는 소자본 창업 프랜차이즈인 올리브떡볶이, 올리브돈까스, U9, 델리아띠 등 4개 브랜드를 통합한 자회사 GNS델리를 설립하면서 초대 대표이사직을 맡겼다.

GNS델리는 제너시스에서 운영하는 12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소자본으로 창업이 용이하고 현재 가장 유망한 창업 브랜드인 올리브떡볶이, 올리브돈까스, 초밥 우동 돈까스 등의 U9, 벨기에 와플 커피 카페인 델리아띠 등 4개의 브랜드를 집중적이며 보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바F&B 정태환 대표

‘체험 운영’으로 80여개 가맹점을 폐점률 없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바F&B의 정태환 대표(39). 그는 10년간 직접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며 닭 선별, 염지, 조리, 판매과정을 두루 거친 치킨전문가다.

스물아홉 되던 해에 첫 사업인 농기계판매업에서 실패를 맛봐야 했던 그는 그간 모아둔 11억원을 모두 빚 갚는데 써야 했다. 사업실패 후 그는 경기도 분당, 신도시 건축현장에서 일용직 건설 노동자로 새 인생을 살아야 했다. 반년간 쪽잠을 자며 모은 돈은 1200만원. 경기도 광주에 사글셋방을 얻은 그는 ‘하루벌어 하루먹는’ 삶보다 희망적인 삶을 찾아 새 사업을 구상했다.

마침내 경기도 광주의 한 재래시장에서 그가 찾아낸 것은 판매가 5000원의 저가 치킨이었다. 보증금 500만원에 6.6㎡(2평)의 숍인숍 점포를 임대한 그는 매출은 2000만원, 순이익만 1000만원을 올리며 전수창업을 시작했고 이후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게 됐다.

대중에게 편하게 다가가기 위해 ‘헬로우’라는 인사말과 비슷한 ‘할로우치킨’을 2003년 서울 중곡동에 오픈했다. 정 대표는 브랜드명을 좀더 친숙하고 재미있는 ‘사바사바’로 바꾸고 본격적인 가맹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사바사바의 가맹점은 80여개. 그의 브랜드를 모방한 30여개의 브랜드는 70%가 도산했지만 아직까지 폐점은 없는 상황이다.

중대형 매장 위주 출점 전략으로 소자본 창업이 힘든 것이 사바사바치킨의 특징이지만 이런 출점전략은 월평균 3000만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점포들로 브랜드경쟁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됐다. 사바사바는 2008년도에 150여개로 가맹 사업을 확장하고 실속 있는 치킨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