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경 “사람 관리 못한 게 큰 원인이죠”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이 말씀만은 꼭 하고 싶네요.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욕심을 버리고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보면서 준비해야 합니다.”

요즘 ‘아저씨 개그맨 시대’에 합류하며 주목을 끌고 있는 개그맨 양원경은 외식업으로 크게 실패한 일로도 유명하다.

“점점 일이 끊기고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지면서 딸과 아내한테 가장 미안해지더군요.” 10여 년 전 PD와의 불화설 등 불미한 일들로 집에서 놀고 있을 때다.

그러던 중 2001년, ‘무엇이든지 해야겠다’고 결심한 뒤 한우전문 음식점을 차렸다. 방송 활동으로 모은 전 재산과 빌린 돈까지 합쳐 7억여 원을 투자해 무작정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약 300㎡ 규모의 대형 식당을 차렸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도 저는 오만했어요. 내가 식당을 개업하면 연예 프로그램에서도 취재를 올 것이고 동료들도 찾아올 텐데. 그 정도도 너무 작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옆집으로 규모를 더 넓혀 규모를 두 배로 넓혔다. 이것이 망하는 지름길이었다.

“그래도 6개월은 하루 매출이 1500만원까지 올랐어요. 하지만 안 될 사람은 뭘 해도 안 된다고, 그 때 딱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된 거예요.”

음식점 주변으로는 은행만 10군데가 있었는데, 주5일 근무제 시작으로 주말에는 가게가 텅텅 비었다. 주말 1일 매출이 28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150평 음식점에서 하루 매상이 그 정도라면… 그때 그만뒀어야 했는데 말이죠.”

그러나 당시 주5일제는 모든 음식점이 겪은 어려움, 그것만으로는 ‘쪽박’의 원인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사람 관리를 잘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죠. 어렵더라도 식구들이 똘똘 뭉치면 잘 해나갈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못했어요.”

이를 테면 이런 경우다. 종업원이 2명 있으면 일손이 턱없이 부족해지고, 3명 있으면 한 명이 분명히 ‘왕따’가 된다. 그래서 4명을 채용하면 2명이 한 팀이 되어 서로 싸우기 일쑤고, 5명을 채용하면 꼭 1명이 조장이 되어 나머지 4명을 혹독하게 일 시키고, 6명을 채용하면 노조를 결성하려 든다.

“우스개 소리 같지만 이런 일이 꼭 일어나게 됩니다. 사람 관리에 자신 없으면 처음부터 사업을 크게 키워서는 안됩니다. 가족들끼리도 할 수 있게 아주 소규모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의 액운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한우 갈비를 팔던 당시 광우병 파동이 크게 일어나 손님이 끊기자 돼지갈비로 바꿨다. 하지만 이 역시도 3,5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인테리어와 시설 개·보수까지 했지만, 업종 전환 보름 만에 돼지 콜레라 파동이 일어났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고민 끝에 메뉴를 삼계탕으로 바꾸니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해 도저히 매출을 올릴 수가 없었다. “아내가 오죽하면 몇 년 동안 고기를 안 먹었다니까요. 요즘 아내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식당 또 해봐라, 그럼 바로 이혼이다.”

2004년 이렇게 기나긴 음식 사업의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현재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인터넷 이벤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습니다. 다만 때를 기다리고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