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걸림돌을 제거하라

대충주의․자만심․자괴감 ‘최대의 적’

소득 1만6,000달러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창업시장은 선진국형 자영업 형태가 아닌 소득 6,000달러의 멕시코나 브라질과 구조가 비슷한 전형적인 후진국 형태를 띠고 있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지향적 창업보다 생계형 창업이 주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생계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길로 접어드는 자영업, 서민경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자영업이 몰락위기를 맞고 있다는 소리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부가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이 문제에 대해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대통령은 “영세자영업자 비율이 28%로 미국의 4배, 일본의 3배”라며 “자영업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용에 있어서 자영업을 살리는 것이 한국의 시장으로서 경제구조상 한계가 있어 국민 개개인의 직업능력을 향상시켜 줄 수밖에 없다”고 지난 8월 8일 시·도지사 초청토론회에서 말한 바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내년부터 중소기업과 관련, 4인 이하 사업장의 근로기준법이 확대, 적용된다. 4인 이하 사업장의 주체가 바로 영세자영업자들이다.

직원 1~2명만 있어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게 된다면 자영업자의 인건비 비중이 더욱 높아져 자영업의 몰락을 가속화시킬 것이 자명하다. 5인 이상은 지난 1989년부터 대기업과 같은 수준으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 그러나 4인 이하 사업장은 아직 퇴직금이나 근무시간, 연월차수당 등 노동법의 상당부분을 면제받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자영업자보다 더 어려운 비정규직 또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어려움을 감안한다면 4인 이하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돼야 한다는 명분은 있지만 시행시기가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자영업자 스스로 어려움을 타개할 수밖에 없다. 경기가 어렵다고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경기가 좋아진다고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기업화된 대형업소와 소형업소 중에도 경영혁신과 차별화를 이룬 곳은 지금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회경제적 여건을 제외하고 나면 역시 사업가의 마인드나 전문성이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주된 요인이 된다. 즉 자영업자 가운데 누가 먼저 변신하고 누가 먼저 불황에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다.

‘안되면 조상 탓한다’는 속담이 있다. 장사가 안돼 도산하면 불황과 정부 탓만 할 것인가. 도산하기 전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변신해야 자영업자로서 생존할 수 있다. 자영업의 위기탈출을 위해 자영업계 스스로 혁신을 해야 하는데 혁신이 잘 안되고 있는 것 같다. 자영업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요소는 과연 무엇인가.

◇자만심과 자괴감을 버려라.

최근 영업부진으로 자영업자가 소상공인지원센터나 자영업 전문 컨설턴트로부터 상담이나 컨설팅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자신이 아는 상식 이상의 조언을 받지 못했다”, “자신보다 상권에 대한 지식이 더 부족하더라!”며 불평을 토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대 이하 수준의 상담가나 전문가가 방문했을 경우를 배제할 수 없겠지만 이러한 자영업자의 사고도 상당히 잘못돼 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하고 있는 자영업자가 그 지역의 상권 특성을 잘 알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필자의 오랜 경험으로 미뤄볼 때 컨설턴트에게 자문을 구하는 사람들의 유형을 보면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전문지식이 부족한 사람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시하는 대로 잘 실행한다. 또한 지식이 해박한 사람도 문제점을 지적한 대로 이해하고 잘 실천, 성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전자는 컨설턴트를 맹신하고 후자는 본인이 9가지의 지식을 갖고 있지만 컨설턴트에게 또 다른 1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객관적 조언을 바탕으로 자신의 사업을 더욱더 발전시킨다.

문제는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다. 어설프게 아는 지식으로 전문성이 없는데도 전부 아는 것처럼 잘난 척하고 조언을 무시하는 사람이 문제인 것이다. 자신의 사업에 문제가 발생했지만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자기 정당화나 자기 합리화만 하려고 하는 심정을 이해는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자영업 혁신의 길은 요원하다.

전문가는 개별 자영업자의 환경을 토대로 객관적인 시각으로 판단을 도와줄 따름이다. 스스로 ‘안 된다, 방법이 없다’고 판단하는 자괴심을 버리고 다시 한 번 자신의 사업을 냉철하게 점검해 보라. 정말 방법이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현명한 자세다.

◇성공을 위해선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려라.

서울 광화문에서 실평수 30평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C모씨(42)는 영업이 부진해 업종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일평균 매출이 90만~110만원 정도이니 그리 나쁘지 않은 실적이지만 높은 임차료와 인건비 때문에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처음에는 장사가 비교적 잘됐지만 날이 갈수록 매출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원인 중 인테리어가 오래됐다는 점을 발견했다. 처음과는 달리 이것저것 약간씩 고치다 보니 점포의 컨셉도 사라졌다. 창업자도 변신을 위해 자문을 받았으나 여러가지 개인적 사유로 아직 어떠한 결론도 못 내리고 있는 실정이며, 시간만 끌고 있는 처지다. 업종전환을 하자니 지금의 고객들을 토대로 장사가 더 잘될까, 아니면 예전만 못하면 어떻게 하나 등의 문제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 번 해놓은 시설로 폐업할 때까지 끌고 간다는 것은 망하기를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사실과 고객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데 창업자가 고객의 요구에 따라 변신하지 못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자명하다는 것이다. 현재 갖고 있는 기득권은 버려야 한다. 비우는 만큼 새로운 것이 차게 마련이다. 자신의 사업과 관련된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변신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

◇대충주의를 버려라.

지금 수많은 자영업자가 도산되고 적자경영에 허덕이는 국내 자영업계의 위기상황은 살아남기 위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자영업을 하면서 대충하거나 과거의 경험, 몇가지 아이디어만으로 성공을 꿈꾼다면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장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자영업에 도전하기 전에 체질 개선을 하고 난 후 창업에 임하는 것이 마땅하다. 조그마한 소점포를 창업하고 경영함에 있어서도 인생철학이나 사업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목표 없는 사업은 성공을 기대하기 힘든 법이다.

성공을 이끌어내는 창업자의 인생관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목표가 뚜렷하고 인생철학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망업종, 돈을 잘 버는 업종을 찾기보다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혼신의 힘을 기울일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고 하루하루 혼신을 다한다면 돈은 저절로 따라오게 마련이다. 특히 평생직장이 사라진 요즘 창업은 대박의 수단이 아닌 평생직장의 개념으로 자리매김해야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이럴 때는 창업을 하면 안 된다.

1) 사업계획서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

2) 허영, 허세, 허례, 허식에 들떠 있을 때

3) 바로 옆에 동업종, 동업태의 대형점포가 있을 때

4) 상황이 급박하여 아내가 조르거나 창업에 관한 유혹이 있을 때

5) 대화에 자신 없고 외모 때문에 타인에 혐오감을 줄 우려가 있을 때

6) 자금 없이 융자나 빚으로 창업을 꿈꿀 때

7) 실패했을 때 본인을 감싸줄 친척이 없을 때

8) 직업의 귀천을 따지거나 지역적인 편견을 갖고 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