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냐! 실패냐! 내 의지에 달렸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 도전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으로 시작한 사업이 실패를 거듭하며 죽음까지 생각했던 ‘꽃다운 58세’ 김수영 화가. 그랬던 그가 지금은 월수입 1,000만원이 넘는 알짜 사업가로 달콤한 인생을 보내고 있다. 실패의 좌절을 딪고 새로운 성공 신화를 이룬 4전5기의 사나이. 그를 만나본다.

실패한 내 인생! 죽어버리겠다!

요즘 같은 불경기, 그림만을 팔아 월 1,000만원의 순이익을 거뜬히 올리는 사업가가 있다. ‘나는 아직 꽃다운 58세’라고 당당히 외치는 서양화가 김수영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화랑을 운영하는 그에게 지난 1년은 꿈같은 시간이었다. 실패를 거듭해 온 인생,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하면 오늘의 성공을 맞볼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2003년 여름이었어요. 죽으려고 한강에 갔죠. 사업으로 시작한 액자 공장이 3년 만에 망하고 나니 1억4천만 원의 빚만 남더라고요. 아내와 아들에게 미안하고 실패한 인생인데 살아서 뭐하나 싶어 한참을 울었죠. 그때 시퍼런 강물을 바라보며 죽어버리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런데 하늘이 허락하지 않았나 봐요, 그날 그때 마침 구조대가 자살한 한 남자를 건져 내오는 광경을 목격한 것입니다.”

순간 자신을 믿고 살아가는 아들이 아버지의 초라한 시신을 보면 얼마나 억장이 무너질까 하는 마음에 차마 죽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차라리 죽을 마음으로 다시 일어나 새 인생을 살아보자고 용기를 다졌다.

건강식품 판매에 지하철 행상까지

“이때가 제 인생의 최대 전환점이었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어요. 정수기에 건강식품까지 안 팔아 본 게 없고 지하철 행상도 했죠.”

세일즈를 하면서 친구와 친척,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던 시절 가르쳤던 제자를 만나기도 다반사였다. 그러던 중 친구의 제안으로 전혀 생소한 분야인 의류도매업에 도전했다.

친구와 동업형식으로 동대문에 1평짜리 가게를 열고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중국 옷을 수입해 팔았다. 개업 첫날 올린 매상은 100만원, 이제야 사업에서 빛을 보는구나 생각을 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매상은 줄어들고 급기야 매출은 바닥을 기기 시작했다. 게다가 중국 수입의류만으로는 일주일을 주기로 바뀌는 제품을 대기란 한계가 있었다.

결국 석 달 만에 1,000만원의 빚을 더 얹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또 실패였다. 하지만 그는 그때 중요한 교훈을 하나 얻었다.

“남의 말만 믿고 성급하게 시작하지 말자!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한 다음 시작하자! 그렇게 마음먹었어요. 지금 생각하니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은 실패였네요.”

제일 잘하는 액자장사로 일군 4전5기

사업에 또 실패한 후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니 액자 장사밖에 없더라고요. 그런데 경기가 경기인 만큼 ‘장사가 안 돼 죽을 맛이다’고 말하는 예전 동료들을 보니, ‘다시 사업을 한다는 것이, 그것도 한번 실패한 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바보짓은 아닐까’ 오만가지 잡념에 시달렸죠.”

그러나 수백 번의 생각을 거듭해도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액자장사뿐이었다. 반대하는 아내를 설득하고 어렵게 창업비용을 구해 다행이도 목 좋은 곳에 화랑을 얻었다.

그는 결심했다. ‘주변 화랑보다 가장 먼저 문을 열고 가장 늦게 문을 닫겠다’고. 그리고 지난번 사업이 왜 실패했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했다.

“예전에는 서민층을 대상으로 2만 원대의 싸구려 그림액자를 팔았던 것에서 생각을 바꿔, 이번에는 주 타깃 층을 부자들로 삼아 고가의 미술품을 팔자고 전략을 세웠어요.”

불황기,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박리다매 식의 소규모 사업은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 그는 이때부터 상류층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자신이 화가이다 보니 그림에 대한 전문지식이 뛰어났고 지난 1년 간 해보지 않은 장사가 없으니 세일즈도 도통했다. 그의 전략은 곧 매출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