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이기는 성공전략

음식점의 입지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였다. 수강생들의 대부분은 일반식당에 근로하는 사람들이었고, 일부는 창업예정자, 그리고 프랜차이즈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외식사업자들이었다. 한결같이 불황에 허덕이는 점포들을 운영하고 있었고 불황타개책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고 있었다. 특히 대구지역은 예전의 섬유공업단지의 영화는 없고 중국의 저가공세에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도시로서 희망을 잃어버린 지 오래라고들 하였다.

그래서 울산이나 포항 등 인근 도시로 사업장을 옮기려는 시도가 이곳저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소비도시, 섬유도시, 서울 다음의 패션 1번지 동성로의 옛 명성은 온데간데 없고 침울하고 암담한 미래가 엄습해 오는 느낌마저 들었다. KTX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수성다리 앞에서 내려주세요”라고 운전사에게 목적지를 말하였으나 운전사는 힐끔 쳐다보고는 아무 말 없이 택시를 몰아 천천히 이동하였다. 너무 가까운 거리라서 오랫동안 기다린 보람이 없어서일까? 택시운전사의 얼굴에는 재수 없다는 표정이 내 베어져 있었다. 그래서 나는 택시에서 내리면서 “수고하셨습니다”. 라고 하였건만 그래도 이 운전사는 묵묵부답 쳐다도 보지 않았다.

왜 이렇게 세상이 메말라 갈까. 손님이 눈치 보면서 택시를 타야하다니 걱정이다. 다음번에 도 이 택시운전사같은 사람을 만날까봐 걱정이 앞선다. 누구나 한두 번은 경험해 본 적 있는 상황일 것이다. 내가 운전사라면 어떻게 할까. 아마 나는 “ 오랫동안 대기하였는데, 너무 짧은 거리군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라고 할 것이다. 왜냐면 어차피 상황을 바꾸어 승차거부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나 스스로의 마인드 컨트롤을 하여 마음을 추슬러야 하기 때문이다. 화난 얼굴로 짜증내면 손님의 기분도 나빠지고, 나 자신은 더 기분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음식점의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손님의 잘못이 확실하다고 하여도 “죄송합니다. 저희가 조금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좋았을터인데.죄송합니다”라고 하였다면 사죄한 종업원 자신의 기분이 더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마인드컨트롤이 의욕과 용기를 찾아내는 지름길이다. 유명식당의 주인들 대부분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들이다. 우리주변에는 칠전팔기(七顚八起)로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들은 7곳번 실패하고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열심히 일했다.

실패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실패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남들에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실패담을 거침없이 말한다. 자신이 잘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주변사람들에게 알려 다시는 그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이 성공의 제일보이다.

전국에서 가장 어렵고 힘들다는 대구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음식점이 있다.

“편대장 영화식당”집이다. 강의를 마치고 영남외식 임현철소장과 찾아간 식당은 육회전문점이다. 주차장입구에 주차관리원 3~4명 부산히 움직이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주차해 드리겠습니다”. “나오실 때 카운터에서 키를 받으십시오”. 음식점입구 현관에는 7~8명의 손님들이 대기표를 받아 기다리고 있었다. “많이 기다려야 하나요”. “20분정도면 됩니다”.

약 70평정도 면적에 40대전후의 넥타이를 맨 직장인 70%, 평상복장을 한 자영업자가 20%정도, 그리고 여성들이 10%정도였다. 왁자지껄 활기가 넘치는 이곳저곳 손님상에서는 소주와 과실숙성주 등이 두세 병씩 놓여 있었고 서버 아주머니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차례가 되어 호명되었고, 자리를 잡아 주문하고 기다렸다. 즉시 음식이 나왔다. 이집의 메뉴는 단, 3가지! 육회 1인분 15,000원, 소금구이 1인분 18,000원, 그리고 쇠고기찌게 1인분 7,000원이다. 양념한 육회는 원형접시에 담아 나왔고, 소금구이는 구워먹기 좋게 직사각으로 얕게 썰어 접시에 담아 나왔다. 구이 판은 볼이 깊지 않은 돌 판으로 적당한 크기로 열전도율이 좋았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우선 사람숫자에 맞추어 육회를 시킨다. 그리고는 소금구이, 마지막에 쇠고기찌게를 주문한다. 코스처럼 자연스레 주문하는 순서이다.

육회나 생등심소금구이에서 처지는 부분을 쇠고기찌게라는 기막힌 상품으로 만들어 냈다. 또한 이집의 고기는 최상급을 사용하고 있었다. 마블링이 잘된 등심은 특 꽃등심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런데 이집에선 소금구이라고 단순하게 메뉴이름을 붙였다. 잘난 특꽃등심이라는 이름을 메뉴 명으로 사용하지 않고 평범하게 소금구이라고 하였다. 이집 주인은 겉치레가 아닌 최상의 메뉴를 가슴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손님은 편대장의 마음을 안다. 진실한 것을. 그리고 믿을 수 있다고 테이블에서 왁자지껄 이다. 이집의 상호도 재밌다. 편대장이라나. 주인이 편씨란다. 그리고 이집의 원조는 편대장의 어머니인데, 그 어머니가 영천에서 영화식당을 한단다. 그 집도 그렇게 유명하다던데? 그런데 우리는 둘이서 85,000원치나 먹었다. 그런데 나는 그것도 모자라 다시 세상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고 애쓰고 있다.

성공은 무지개처럼 먼 곳에 있지 않다. 바로 내 마음 안에 있다. 진실한 마음, 정성스런 마음, 오늘이나 내일이나 한결같은 마음. 그곳에 성공이 있다.

손님은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