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란 ‘끝’아닌 ‘연기된 성공’

“많은 이들이 은퇴하면서 자기가 아무런 실수를 하지 않은 채 직장 생활을 마감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은퇴할 때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언제나 더 나아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하고 싶다.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혼다에 필요치 않다.” 바로 혼다자동차의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가 한 말이다.

기업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성장한다. 성공의 이면에는 반드시 크고 작은 실패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외환위기와 같은 국가적 차원의 실패에서부터 기업의 부도, 개인 파산까지 우리의 모든 생활은 실패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으로 이뤄져 있다.

문제는 실패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실패는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은 부정적 측면이 너무 강해 실패를 직시하기보다는 그냥 덮어버리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실패의 교훈을 살리지 못하면 이는 반복적인 실패로 이어진다. 더욱 더 두려운 것은, 반복되는 실패 경험은 기업의 패배감으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실패는 망각이 아니라 학습의 대상이다. 실패를 통해 성장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기업만이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도전정신이 강조될 때 실패는 성공으로 되살아 날 수 있다. 선진 기업의 사례를 통해 실패를 성공으로 만드는 실행 포인트에 대해 살펴본다.

실패 인정 문화가 성공 만든다

IBM의 창설자 톰 왓슨 회장 밑에서 일하던 젊은 부사장이 매우 모험적인 신제품 개발계획을 보고했다. 톰 왓슨은 과연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를 그에게 물었다. 그는 위험 부담이 큰 사업일수록 큰 수익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하며 계획의 실행을 강력히 주장했다. 그러나 그 신제품 개발 사업은 결국 회사에 1000만 달러라는 거액의 손해를 입히며 실패하고 말았다.

톰 왓슨이 부사장을 불렀을 때 그는 사표를 제출하며 말했다.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책임을 통감하며 사직서를 제출합니다.” 그러나 톰 왓슨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 “무슨 소린가! 나는 자네를 교육하는 데 무려 1000만 달러를 들였는데…. 다시 시작하게.” 왓슨의 격려에 고무된 부사장은 다시 한 번 도전해 마침내 그 사업을 성공 궤도에 올렸다.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은 사례 중 혼다자동차의 실패 경험에 주목해 보자.

혼다자동차는 미국의 틈새시장을 목표로 1959년 미국 자동차시장에 진출하고자 했다. 그러나 미국의 벽은 매우 높아 결국 혼다는 큰 실패를 경험했다. 몇 년 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들이 내린 결론은 ‘소형자동차로는 미국 본토 시장에서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혼다는 당시 도쿄에서 큰 인기를 끈 소형차 모델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고성능’의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험을 한 것이다. 오늘날 혼다자동차가 미국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행동과 우수한 기술력으로 미국의 자동차 메이커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혼다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는 ‘성공=영광의 실패’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꿈꾼다. 그러나 성공이란 수많은 시련과 실패를 경험했을 때 비로소 얻게 된다. 1%의 성공이란 99%의 실패를 통해 얻게 되는 영광의 실패(Honorable Failure)인 것이다.”

미래학자 폴 사포는 “오늘날 실리콘밸리는 지난날의 영광 위에서가 아니라 실패 위에 세워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통제불능(Out of Control)’의 저자 케빈 캘리는 “고속성장의 비결은 비효율, 즉 빠르고 격렬한 수많은 실패에 있다”고 말하면서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성공이 아니라 실패이며, 실패는 안전지대를 벗어난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정말 중요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패가 가진 가치를 알고 있는 혁신리더는 실패했을 때 사람들을 격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