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힘-1] “실패했던 사람 우대합니다”

“실패했던 사람 우대합니다”

미 항공우주국 NASA는 달 착륙을 위한 아폴로 11호에 탑승할 우주 비행사를 선발하려고 수많은 지원서를 받았다. 먼저 경력과 이력사항을 보고 1단계 심사를 했는데 통과한 사람이 수천명에 달했다.

2단계로 아주 특이한 심사가 이어졌다. 인생에서 심각한 위기를 겪은 적이 없거나, 또 실패를 극복한 경험이 없는 지원자는 제외되었다. NASA는 실패를 극복한 사람만이 우주여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도전들에 침착함과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인생을 단기간이 아닌 전체로서 통찰해 보면, 굳이 이처럼 인위적으로 걸러내지 않더라도 실패를 경험하지 않았거나, 요리조리 잘 회피해온 사람이 결국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운 큰 실패에 빠져버리는 예를 많이 경험하게 된다. 요즈음 한창 진행중인 대통령 선거전에서도 단기적인 패배를 견디지 못하고 두 번씩이나 경선 결과를 불복한 사람의 예가 잘 보여주고 있다.

사실 그 분은 누가 보아도 대단히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후보임에 틀림없다. 만약 당장은 결코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겠지만, 깨끗이 결과를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차기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가능성, 진정한 성공의 가능성은 매우 커졌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에 스타 정치인으로 각광을 받다가 어느새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져버려 그 존재조차 희미한 박모씨와 비슷한 운명이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단기적인 패배에서 인내하고 견디는 것, 그것은 결국 더 위대한 승리의 전주곡이 될 수 있다.' 최근에 필자가 번역 출간한 「실패의 힘」의 저자 찰스 만즈가 거의 모든 위대한 성공은 실패를 통해 이루어져 왔음을 통찰하면서 정식화한 평범하지만 새겨 볼만한 어구다.

얼마 전 상가 집에서 과거 한때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분을 만났다. 이 분은 그 직장에서만 30년 가까이 일했다. 직원이 20명 안팎으로 가정적인 회사다. 이분이 입사 당시의 사장은 돌아가셨고 지금은 아들이 사장이다.

이 분은 항상 회사에 섭섭하다. 사장, 상무에게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고 나름대로 이야기가 통한다 싶은 나만 보면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하소연이었다. 이렇게 충성스럽게 성실하게 일하는 자신에게 승진도 시켜주지 않고, 쥐꼬리만한 봉급을 올려주지도 않으니 아이들은 커 가는데 어떻게 살라는 거냐는 거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들어주다가 ‘왜 제대로 요구도 못하냐, 어디를 가도 그 정도는 받을 수 있으니 연연하지 말라’고 몇 번을 이야기해도, 다만 불평할 뿐 어떤 변화도 하지 못하던 그였다. 그런데 그 분이 그 회사를 나와 화물차를 사서 독립했단다. 벌이도 과거에 두 배 이상이란다. 그래서인지 목소리도 커졌고, 표정도 자신에 차 보였다.

왜? 실패의 두려움이 꼼짝달싹 못하게 막고 있다가,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는 막판에 몰려서야 떠나게 되었고, 비로소 스스로를 한없는 불평의 늪으로부터 구해낸 것이다.

급격한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21세기에 접어든 이제 우리는 실패와 친구를 할 각오를 해야 한다. 실패하지 않는 안정적인 위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없어진 환상에 집착하다가는 정말 실패할 것임에 틀림없다.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 실패와 친구 되는 방법을 몇 차례에 걸쳐 나누어 싣겠다. 진정한 성공을 위하여 과감히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