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차 창업가를 육성하라…‘창업 A to Z’ 다 아는 백전노장 큰 자산

패자 부활 돕고 재창업 때 세제 혜택을

N차 창업가를 육성하라…‘창업 A to Z’ 다 아는 백전노장 큰 자산

패자 부활 돕고 재창업 때 세제 혜택을

“‘창업팀’이 세상에 필요하다고 여긴 것이 아닌, ‘고객’ 관점에서 꼭 필요한 서비스를 생각할 수 있게 된 점이 8번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다.”

“첫 창업 때보다 경험치와 연륜이 있다 보니 시장에 대한 안목과 장기를 내다보는 판단력이 생겼다. 이전 사업의 경험치를 대입해 시행착오는 줄이고, 속도는 높일 수 있었다. 이미 형성된 네트워크도 중요한 자산이 됐다.”

피벗을 포함해 각각 9번, 2번 창업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정현경 뮤직카우 총괄대표의 회고다. 이들이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유니콘 스타트업을 일군 데는 이전의 N차 창업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물론 N차 창업만이 정답은 아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 고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처럼 첫 창업한 기업을 매각하지 않고 경영권을 지켜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한 창업가도 얼마든지 있다. ‘한 우물’ 창업가와 N차 창업가 간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N차 창업가에게 보다 후한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비슷한 스펙과 사업 모델로 시작해도 N차 창업가에게는 최소 3~5배 이상 프리미엄이 붙는다. N차 창업가의 성공과 실패 경험치, 끊임없는 도전 정신, 인적 네트워크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때로는 첫 창업이더라도 C레벨(임원)로서 스타트업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면 역시 몸값이 높아진다. 해당 사례의 모 스타트업 대표는 최근 사업 아이디어만으로도 단번에 150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전문가들은 N차 창업가들이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도울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연쇄 창업 지원 정책 방안으로 ‘기업 매각 후 재투자 시 세제 혜택 확대’ ‘팁스(TIPS) 등 창업 지원기관 운영에 연쇄 창업가 참여 확대’ ‘회생계획 성실 이행 시 신용불량 조기 해제’ ‘창업 교육 프로그램 내에 실패를 대비하는 교육 강화’ ‘신용 회복 기간 단축’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임정욱 TBT 공동 대표는 N차 창업가 지원 정책이 따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벤처 생태계가 선순환되면 N차 창업가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N차 창업가는 스스로 창업을 즐기는 이들이다. ‘재도전 패키지’ 같은 정책 지원이 없더라도 창업과 엑시트가 활성화될 만한 환경만 잘 갖춰진다면 알아서 다시 도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