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50만곳 창업하면 40만곳 폐업

창업해 1년 생존율 20%에 불과하다

중국 당나라 태종은 제왕이 되고 나서 군신들에게 창업과 수성 중 어느 쪽이 어렵냐고 물어봤다. 의견이 분분했지만 태종은 결국 수성이 어렵다는 쪽에 무게를 주었다. 최초의 통일을 이룬 진시황의 창업이 아들 대에 망한 것을 보면 제법 오래 왕조를 유지한 태종의 언급은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면 300년을 넘긴 왕조가 없는 중국 역사에 비해 창업하면 최소 500년 이상은 기본인 우리나라 왕조는 수성이란 면에서는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탁월한 생존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0년에서 99년까지 10년간 윌나라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3개사만이 10위권 이내를 유지했고 30위 기업은 9개사만이 유지해 10년간 생존율이 30%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대기업에 비해 체력이 열세인 소상공인들은 사정이 훨씬 심해 한해 50만개 창업에 40만개가 폐업한다. 1년 생존율이 20%에 불과한 것이다.

작년 대박을 터뜨린 막걸리전문점이 올해 죽을 쓰듯 라이프사이클이 불과 1년도 안되는 초음속 트렌드 변화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양극화의 심화에 따른 바닥경기 추락으로 이같은 영세업자들의 폐업률은 점점 심각해질 전망이다.

컨설팅 업계의 폐업컨설팅 점유비가 50%를 넘어섰고, 폐업 관련 법률상담도 2배로 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신기업을 탄생시키는 조산(助産)서비스 보다 기존기업을 정리하는 장례(葬禮)서비스가 각광을 받는 것도 부인할수 없는 현실이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지만 없는 돈 이곳저곳서 끌어들이고 부채비율이 50%를 넘는 것이 다반사인 영세 창업자들이 업을 접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쪽박찼다는 의미다. 슘페터식 '창조적 파괴'에 따라 "구조조정은 시장경제의 활력소다"라고 사치한 소리를 할 여유가 없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폐업시에도 손실을 최소화하는 손절매의 지혜를 발휘해야 그나마 반 본전이라도 건져 재기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