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리더의 7가지 조건-한비자

한비자는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진시황의 정신적 스승이었다.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합리적이어서 비인간적으로 보여 제자백가 가운데 유일하게 아닐 ‘비(非)’를 써 ‘비자(非子)’가 됐다. 하지만 진시황 이래 한무제, 청 강희제를 거쳐 마오쩌둥에 이르기까지 한비자는 중국 제왕학의 교본역할을 했다. 이 책은 한비자에게서 찾아낸 7가지 리더의 조건이다.

첫째 조건은 혁(革), 용의 등에 올라탄 개혁자다.

리더는 개혁과 혁신을 이끌어가는 사람이다. 그러나 세상의 어떤 개혁과 혁신도 순조로웠던 적이 없었다. 군주와 귀족의 특권을 타파하려 했던 상앙의 운명은 개혁과 혁신의 운명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개혁자는 그 길을 가야 한다. 꿈만 꾸는 자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리더는 개혁과 혁신의 심장부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한 사회의 정치개혁이나 경제혁신은 그 사회 전체를 뒤흔들어야 한다. 사회 전체를 뒤흔들기 위해서는 지배 엘리트 집단을 뒤흔들어야 한다. 주변부에서 맴도는 이들은 개혁을 하거나 혁신할 수 없다. 전략적으로 작은 일에서, 주변에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개혁과 혁신의 완성은 늘 중심부를 뒤흔들 때 이뤄진다. 개혁가가 권력의 핵심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권력의 핵심은 용의 등을 탄 것처럼 위험하다. 용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지만 자칫 역린(逆鱗)을 건드릴 경우 물려 죽는다.

둘째는 해(解), 움직이며 생각하는 문제해결자다.

리더는 상황 탓을 하지 않는다. 어떤 일을 성취하기에 가장 적합한 조건이나 상황은 영원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 자신이 부닥친 조건 속에서 최선의 결과를 낳을 수 없는 사람은 그보다 더 좋은 여건이 주어져도 부족한 것이 많다고 투덜거린다. 실천을 지연시키는 수많은 변명의 방패 뒤로 숨지 않고 현실 앞으로 한 걸음 나설 때 보통사람이라도 리더가 될 수 있다.

셋째는 용(用), 억센 말을 붙잡아 고삐를 채우는 조직자다.

리더는 부하의 충성에 의지하지 않는다. 한비자는 유가의 충성을 부정한다. 부하의 충성에 의지하지 말고 부하가 충성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라고 요구한다.

넷째는 법(法), 사랑과 미움을 넘는 집행자다.

리더는 자기와 싸워 이겨야 한다. 사랑과 미움에 흔들리지 말고 무자비할 정도로 자신을 통제해야 한다.

다섯째는 술(術), 자기를 버려 꾀를 빌리는 경청자다.

리더는 세상의 모든 지혜를 빌릴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머리와 능력에만 의존하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한비자는 “군주는 무위(無爲)하고 신하는 일(有爲)한다”고 말했다.

여섯째는 이(理), 무리를 이끌고 어둠을 건너는 방향탐지자다.

리더는 암흑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리더는 최선의 판단을 내리고 이를 바탕으로 계획을 실행하는 실천적 인간이다.

일곱째는 세(勢), 홀로 외로움을 이겨내는 무한책임자다.

리더는 마지막까지 책임을 진다. 리더가 되어가는 길은 점점 고독해지는 길이다. 결핍의 상황에서 무릎 꿇지 말아야 한다. 이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고립되라는 말이 아니다. 리더의 내면이다.

리더가 져야 할 책임을 생각하면 리더는 본질적으로 고독하다. 저자는 이 같은 리더의 7가지 조건을 한비자의 다양한 일화와 논설로 설득력있게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