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부족한 것이 있게 마련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 중에 부족한 것 없이 만족한 인생을 사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 중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여러 조건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아마도 완전한 조건을 가지고 출발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3가지 중요한 조건들을 갖추어야 한다.

1.경제적인 조건(자금,기술,경험 등)

2.정신적인 조건(의지,감정,가정 등)

3.신체적인 조건(신체, 강, 나이 등)

◆ 경제적인 어려움

경제적인 조건은 우선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기반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얼마 전 세계에서 5번째로 이지스함을 건조한 현대중공업은 정주영이 만든 기적의 산물이다. 생전의 정주영은 경영자, 기술자들이 난관에 부딪혀 󰡒어렵다, 󰡒못하겠다󰡓라고 하면 어김없이 󰡒해봤어?󰡓라고 반문했다. 그 뜻은 한 번 해보기나 하고 안 되겠다고 말하라는 적극적인 질문인 것이다.

정주영이 1972년 울산 미포만에서 세계에서 제일 큰 조선소를 짓겠다고 했을 때모두 󰡒미쳤다󰡓라고 했다. 그는 돈도, 기술도, 경험도, 명성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한국인들에게 큰 배, 좋은 배는 일본이나 유럽 선진국에서만 만드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혼자서 미포만 모래사장 사진 한 장과 외국 조선소에서 빌린 유조선 설계도 한장을 들고 유럽을 돌았다. 외국 사람들이 󰡒조선소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배를 사주면 그 돈으로 조선소를 짓겠다󰡓고 했다.

1974년 6월 조선소 완공 때는 이미 20만 톤이 넘는 대형 유조선 12척을 수주한 상태였다. 1972년 정주영 씨의 미친 생각이 없었다면 오늘날 세계 1위의 조선강국인 한국은 없고 이지스함도 없었을 것이다.

◆ 정신적인 어려움

대만의 바독왕 저우쥔쉰은 태어날 때부터 얼굴 오른쪽이 흉하게 붉었다. 남들이 󰡐귀신, 흙백낭군󰡑이라고 놀릴때마다 죽고 싶었다. 그 때마다 그는 학교 운동장을 달렸다. 70바퀴나 돈 적도 있었다. 화가 풀리면 항상 바둑판 앞에 앉았다.

아버지는 평생 직업이 없었고 초등학교 선생님인 어머니가 벌어준 돈으로 바둑수업을 했다. 9세 때 학교를 그만두고 바둑수업을 시작했으나 가난했던 터라 웅창기배 세계대회 창시자이신 웅창시 선생이 몇 달에 한 번씩 주는 용돈으로 먹고 살았다. 저우는 일본으로 바둑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 중국에 갔고 송시예린을 스승으로 모셨다.

초방에 바둑대회에서 단골로 탈락하던 그가 2000년 후지쯔배 4강을 시작으로 승률을 높이기 시작했고, LG배에서 11년을 꼬박 출전하더니2007년 마침내 일을 냈다. 밑천은 끝없는 노력이었다. 그는 대진표가 나오면 상대 기사의 모든 관리 기보를 입수해 책으로 묶어 들이팠다.

그가 대만 최초로 세계 바둑대회를 재패했을 때 대만 언론사 사이트는 󰡒저우선생 만세󰡓라는 댓글로 뒤엎였고, 대만 6학년 교과서에 홍면기왕, 즉 󰡐붉은 얼굴의 바둑왕󰡑이란 제목으로 그의 성공 스토리가 소개됐다.

◆ 신체적인 어려움

세계적인 타악기 연주자 이블린 글레니(Evelyn Glennie, 42)에게 음악은 '소리'가 아니라 '떨림'이다. 그는 듣지 못한다. 그 대신 살갗에 전달되는 악기의 진동과 리듬, 파장을 느낀다. 그가 맨발로 연주하는 이유도 미세한 파동까지 잡아내기 잡아내기 위해서이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버딘에서 태어난 이블린의 꿈은 원래 피아니스트였다. 그는 왕립음악원에서 피아노를 배우던 중 12세 청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연주가에게 청각장애는 치명적인 걸림돌이다. "왜 굳이 음악을 고집했느냐?"라는 물음에 그는 "내게 음악은 사람과 의사소통하는 유일한 수단이자 일종의 치료"라고 답했다. "몸의 감각으로 음악을 즐기게 된 것을 축복"이라고 밝히는 그에게 일부 신체의 부족은 부족한 것이 아니었다.

피부로 선율을 빚어내는 인간한계를 뛰어넘는 그의 도전은 보스턴 심포니와 뉴욕필 등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여 전 세계인에게 감동과 희망을 줬다. 그는 2007년 5월23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 마림바와 드럼, 비르리폰, 중국 징, 팀파니 등을 성공적으로 연주하여 한국 청중을 감동케 했다.

그는 신체적인 불편함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장애인에게 용기를 주는 산 표본이다.

자기가 처해 있는 부족한 조건들을 극복해 나가며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우리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불편한 네 개의 손가락으로 5년을 넘게 연습한 결과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이희아 씨, 두 다리가 없어도 의족에 의존하여 100m를 10초 91로 달리는 남아공 장애인 육상 청년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북경올림픽 도전을 꿈꾸고 있다. 또한 영국의 시각장애인 조종사 마일즈 힐튼은 영국에서 지구 반 바퀴인 2만 2,000km를 날아 호주 시드니에 도착하였으며 남극대륙 400km를 개썰매로 무사히 횡단했다.

앞도 볼 수 없고 들을 수도 없는 헬렌 켈러 여사는 얘기했다.

"인생에 있어서 한 가지 행복의 문이 닫히면 그 반대편에 다른 행복의 문이 열려 있다."

앞서 소개한 위인들의 존경스러운 삶, 그리고 부족한 것을 극복하는 초인적인 노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주어진 삶과 건강, 기회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라 생각된다. 보통 사람들은 좌절하고 마는 그러한 여건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그것에 감사하며 희망을 가지고 꿋꿋이 도전해 온 결과이리라.

우리는 너무 쉽게 "내가 사업하기에는 부족한 사람" 이라고 결론을 지어버린다. "나 같은 것이 사업은 무슨 사업이냐"고 자신을 비하한다. 그러나 정말 부족한지, 정말 가진 것이 없는지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