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코로나 사태 “소상공인 다 죽는다” 거리로 나선 자영업자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영업제한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추가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와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0일 서울 광화문시민열림마당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오세희 소공연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지난 2년간 코로나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일방적 희생양”이라며 “지난해보다 대출도 150조원이 넘게 늘었고 견디다 못한 이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인천 계양구에서 PC방을 운영 중인 권영호(46)씨는 “영업제한으로 80만원 수준이던 하루 매출이 14만원 정도로 감소했다”며 “이용객 중 청소년이 많은데 청소년 방역패스까지 시행되면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방역패스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역패스가 사실상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제도가 아니라 영업 중 접종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규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지현 비대위 공동대표는 “방역패스는 자영업자들에게 감시자 역할까지 하도록 만들고, 이를 못할 경우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것”이라며 “방역패스를 어긴 이용객들은 1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데 반해 업주들은 한 번만 위반해도 150만원 과태료에 10일 영업정지까지 당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그는 “요새는 인건비 부담으로 키오스크가 설치된 무인 매장으로 운영되는 곳도 많은데 이런 경우는 백신 접종증명서를 어떻게 확인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오후 9시로 강화된 영업시간 제한 해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이창호 전국호프연합회 대표는 “인원 제한보다 영업시간 제한이 우리에게는 가장 치명적”이라고 주장했다. 자영업자 단체 측은 정부의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계획 철회도 요구했다. 이선심 대한미용사회 중앙회 회장은 “과거 헌법재판소도 영세사업장의 열악한 현실을 고려해 5인 미만 사업장은 예외로 두는 걸 합리적이라고 봤다”고 주장했다.

자영업자 측은 이날 집회 인원을 방역 수칙상 허용 가능한 인원인 299명으로 신고했다. 현장 부근에 발열검사, 백신접종 확인 등을 돕는 질서유지 요원 30명도 배치했다. 경찰은 신고 인원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릴 상황에 대비해 14개 부대 800여명을 배치했다. 다만 집회 가능 인원인 299명이 다 채워진 뒤에도 추가로 집회 장소로 입장하려는 자영업자들이 잇따르면서 경찰과 일부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