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밍과 상표검색

현재 특허청에 등록된 상표의 수는 50만 건이 넘는다고 한다. 실제로 검색을 해보면 대부분의 자연어는 모두 상표등록이 되어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특히, 의류 분야의 경우는 정말로 끔찍할 정도로 모두 등록이 되어 있다. 필자가 아동복 분야의 네임을 개발한 적이 있는데, 어린이가 좋아하거나 갖고 노는 대상, 의성어, 의태어들은 모두 등록이 되어 있었다. 뭐, 실로폰(시로폰으로 등록이 되어 있었음!!!), 퍼즐, 방울, 블락, 풍선, 지그재그, 울리불리, 눈치코치 등 아이들이 좋아하거나 아이들과 관련되어 보이는 단어들은 한글, 영어, 불어 할 것 없이 모두 등록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참으로 상표등록 받기가 어려운 시대가 왔다.

오늘은 네이밍(Naming) 프로세스와 관련되어 상표검색 방법을 얘기할까 한다. 보통의 경우 네이밍은 다음의 절차로 진행된다.

(1) 먼저 네이밍 컨셉을 정한다.

(2) 다음 네이밍 컨셉과 관련된 단어들을 수집한다. 이 경우, 그 컨셉을 바로 나타내는 단어, 컨셉을 연상시키는 단어, 컨셉에 대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단어들로 분류하여 이들 단어들을 수집한다.

예를 들어, ‘키가 큰 어린이’를 컨셉으로 하는 아동복 네이밍을 하는 경우, ‘키가 크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여러 언어권의 단어들을 모은다. ‘tall, 키(ki), alto(이태리어로 키가 크다는 의미)’ 등의 단어들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키가 크다’는 것을 연상시키는 단어들을 모은다. ‘길다’, ‘키가 큰 동물들’과 관련된 단어들이 ‘키가 크다’는 것을 연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long, bas(길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giraffe(기린), ostrich(타조)’와 같은 단어들이 모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키가 크다는 것과 관련된 동화(예를 들어 ‘키다리 아저씨’)의 제목들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3) 이렇게 수집된 단어들을 이용하여 그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변형을 가하거나 또는 이들을 합성하거나 하여 네임을 만든다. 위의 예의 경우, ‘tall’에 kid의 ‘ki’를 합성하여 ‘talki(톨키)’나 발음에 두운(頭韻)을 주어 ‘talky talki(톨키 톨키)’ 등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네이밍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컨셉을 잡는 것이다. 이것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정의하여 이에 따라 도출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경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조사하고 이와 차별화되면서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것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정의되면 이에 따라서 네임 컨셉을 잡게 된다.

자, 어떻든 위의 과정들을 거쳐 네임들이 여러 개 만들어졌다. 그러면 이제 상표검색을 해야 한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네임을 사용하다가는 상표권 침해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 또한 상표출원을 하여 자신만의 독점적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표출원을 하지 않아 나중에 사업이 번창할 때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많다.

보통의 경우, 개발된 네임들은 여러 개가 나오게 되는데, 다음의 과정을 통하여 검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1) 먼저, 완전히 동일한 네임이 존재하는지를 검색합니다. 여기서 보통은 30% 이상이 탈락한다.

(2) 다음, 생존한 네임들에 대하여 그 네임을 포함하는 네임이 출원 또는 등록되어 있는지를 검색한다. 동일 네임을 포함하는 상표가 있는 경우는 유사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puzzle’이라는 네임을 만들었는데 누군가가 ‘rocket puzzle’이라는 상표를 출원하였다면 이들은 유사하다. 동일 네임을 포함하는 상표를 검색하게 되면, 보통 여기서 나머지의 60% 이상이 탈락한다.

이때, 동일한 네임이나 동일한 네임을 포함하는 상표가 이미 출원 또는 등록되어 있다고 해도 모두 거절되는 것은 아니니까 좀더 자세히 법적 상태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출원번호가 있어도 등록이 되지 않았거나(예를 들어 등록료를 내지 않아), 등록이 되었어도 등록일로부터 10년 후 갱신출원이 없는 것 등은 뒤에 출원된 상표를 거절시키지 못한다.

(3) 나머지 생존한 10% 정도의 네임에 대하여 차분하게 유사 발음이 나는 것을 중심으로 검색을 한다. 그러면 여기서 9% 정도가 탈락되는 경우가 많고, 결국 한두 개만이 생존하게 된다(아닐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다).

보통 검색을 하는 경우 ‘www.kipris.or.kr’을 많이 이용하는데, 이때 (2)와 관련된 검색어는 네임의 양쪽에 ?(물음표)를 넣는 것이다. 위의 puzzle의 경우 ‘puzzle’와 같이 검색식을 넣으면 된다.

이러한 순서로 검색하는 것이 아마 효과적인 검색이 될 것이다. 실제 검색을 하다 보면 거절될 것이 확실한 상표들이 출원되어 있는 것이 눈에 많이 띈다. 상표출원 비용만 날리고 그 상표로 사업을 한다면 그 브랜드 가치는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