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엑소더스’ 가속…“시장 정상화”

6월 배달앱 결제액 연중 최저치 기록

비정상적 성장구조 끝나 시장 안정화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줄어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상황을 시장 정상화 단계로 보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의 배달앱 엑소더스가 진행되고 있다. 배달 시장은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은 업종이다. 소비자 이탈은 갑작스러운 성장세에 따른 거품이 빠지는 것으로 보인다. 거품이 걷히는 만큼 시장 내 점유율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배달 시장은 코로나19 사태에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25조6783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인 2019년(9조7365억원)보다 2.6배 성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지난 4월 거리두기가 종료되면서, 소비자 이탈이 관측되고 있다. 집에서 배달 음식을 주문하지 않고 외식을 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달 테이블링, 캐치테이블 등 오프라인 외식 관련앱은 주간이용자수(WAU)가 각각 12.5%, 9.6% 증가했다.

소비자의 배달앱 이탈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의 지난달 월간이용자수(MAU)는 약 3182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27만명 이상 줄어든 수치다. 지난 1월의 3623만명과 비교하면 12% 넘게 빠졌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1993만8000명의 MAU를 기록하며 한 달 전보다 5만명 상승했다. 시장 내 분위기로 봤을 때 선방했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MAU가 2000만명대로 집계된 예년보다는 위축된 모양새다.

쿠팡이츠와 요기요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쿠팡이츠의 MAU는 약 12만명 감소한 437만6000명으로 지난해 2월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요기요 역시 지난달 MAU가 746만명으로 전월(765만5000명)보다 약 20만명 줄었다.

배달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감소하면서,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다”면서 “시장이 축소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의 반사이익을 고려하면 비정상적인 성장세가 사라지고 있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뿐 아니라 자영업자 고객, 라이더의 숫자도 동시에 줄어들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의 종료가 시장 정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달비도 소비자 이탈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배달비 문제도 난제다. 당초 라이더의 숫자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배달비가 폭증했다는 이야기 나왔다. 최근 배달 수요가 줄어들면서, 라이더도 시장을 이탈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지속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