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선의 Money Story (1)

한우물씨는 창업 후 빠른 속도로 성장가도를 달렸습니다. 창업 전부터 치밀한 시장조사를 했고 여러 번의 수정을 거친 사업계획서를 작성했습니다. 사업시작 후에는 기간별 예상 수입과 지출에 따른 금융계획까지 장단기에 걸친 계획서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 덕분에 남들은 경기가 어렵네, 나만 힘드네 했지만 한우물씨의 회사는 3년째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한우물씨의 자금운용 방식은 어떠했을까요? 사업수완은 좋았지만 금융지식이 부족했던 한우물씨는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 통장 하나를 이용하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영업이익이 발생하면 입금을 하고, 온라인으로 거래처에 물품 대금을 입금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사업가는 한눈 팔지 말고 그저 열심히 일하고 착실히 저축을 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유언을 굳게 믿고, 이자가 거의 없는 시중은행의 통장을 애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비슷한 업종을 창업한 사촌 홍재무씨는 어떨까요? 그는 한우물씨 만큼 사업수완이 뛰어나지는 못했지만 짭짤한 금융소득으로 영업이익금을 충분히 만회하고 있었습니다. 한우물씨가 보기에는 자신의 가게보다 장사가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수금을 잘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어렵다는 소리를 하지 않는 사촌이 궁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홍재무씨의 비밀노트를 열어 볼까요?

그 첫번째 비밀이 바로 돈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었습니다. 홍재무씨는 비상금, 단기저축, 장기저축, 투자 등으로 자금을 분리하고 각각에 용도별 이름을 붙였습니다. 또한 노후대책의 일환으로 장기투자도 잊지 않았습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홍재무씨는 인생이라는 큰 틀 안에서 어떻게 자금을 계획하고 이행할 지를 준비한 사업가라 볼 수 있지요. 돈에 이름을 붙인다는 얘기는 돈의 목적을 미리 예상한다는 얘기지요. 사업상 긴급예비자금, 회사의 운영자금, 대출금, 대출상환자금, 종업원 복지자금, 본인의 노후자금, 교육자금 등등 구체적으로 예산을 짜서 이름을 붙이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돈의 흐름을 각각의 파이프에 넣을 수 있는 것이지요.

6개월 혹은 1년마다 정기적으로 자금계획을 수정 또는 확인 할 수 있는 노력 또한 돈 버는데 즐거움이 아니겠습니까?

홍재무씨는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재무설계를 어떻게 계획하고 실천하는지 좋은 예를 보여주는 케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