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형 인간과 동사형 인간

사람은 크게 명사형과 동사형으로 나뉜다. 독립성이 강하다면 명사형이고 관계성에 흥미가 있다면 동사형이다. 명사형과 동사형은 근본적인 사고방식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삶의 방식이나 직업선택, 창업 아이템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임금을 많이 주면 일하고, 돈만 많이 벌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려드는 것은 자신을 스스로 세상의 종속적 원자로 생각해 버리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인간인가? 지금부터 한가지 씩 사례를 통해 자신의 유형을 판단해 보자. 자신이 어떤 유형이냐에 따라 향후 삶의 가치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가서 누군가가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했을 때, 상반신 인물을 중심으로 찍었다면 명사형, 배경 중심으로 찍어 줬다면 동사형 인간이다. 언급한 바, 명사형은 개체에 관심이 많은 반면에 동사형은 전체에 더한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만일 커피숍에서 리필하려고 할 때, "커피한잔 더 주세요."라고 했다면 명사형이며, "조금만 더 주실래요?"라고 했다면 동사형이다. 또한 귤을 먹다가 더 먹고 싶을 때 "귤 한 개만 더 주세요."라고 했다면 명사형이며, "귤 좀 더 주실래요?" 했다면 동사형이다.

유아기의 자식을 교육 할 때, 사물을 가리키며 "이게 뭐야?" 같은 명사형 대답을 유도했다면 명사형이고,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식의 설명을 유도했다면 동사형이다. 불친절한 사람을 보고 "저 사람은 본질적으로 심성이 나쁜 사람이야."라고 생각한다면 명사형이고, "저 사람 오늘 기분이 안 좋은 날인가 보네."라고 생각했다면 동사형 인간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 구분해 보자. 개와 원숭이, 바나나 등 3가지가 있다고 치자. 이 가운데 두 개를 묶어보라. 만일 개와 원숭이로 묶었다면 당신은 명사형이며, 원숭이와 바나나로 묶었다면 동사형이다. 명사형은 개체의 속성 즉, 동물이라는 키워드로 묶지만 동사형은 상호 연관성을 갖고 묶기 때문이다. 와인과 맥주와 치즈 중 두 개를 묶으라고 했다고 할 때도 와인과 치즈를 묶었다면 역시 동사형인 것이다.

물에 던진 스티로폴이 떠 있는 것을 보고 "스티로폴이 가벼워서" 떠있다고 생각한다면 명사형이고, "물의 부력에 의해 스티로폴이 떠 받쳐 있다."고 생각한다면 동사형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에 공감한다면 동사형이고, "국화꽃은 원래 예쁜데 별걸 다 갖다 붙이네."라고 했다면 명사형이다. TV 연속극을 볼 때, 출연자들의 얼굴을 주로 본다면 명사형이지만 출연자 주변의 배경에 무엇이 있는지에 관심을 가진다면 동사형이다.

그림을 그릴 때 자신이 앉는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구도를 잡아 그렸다면 명사형이고,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본 것처럼 그림을 그린다면 동사형이다.

명사형은 이처럼 직선을 중시한 반면에 동사형은 곡선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명사형은 속성을 분리, 분해해서 정리하는 습성이 있는 반면에 동사형은 상호 연관성에 더한 관심이 있다.

지금까지의 결과로 보면 스스로 명사형 인간인지 동사형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명사형 인간은 분석에 능하며 지식을 축적해서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것에 익숙하다. 따라서 같은 특허라 할지라도 발명특허는 명사형 인간의 전리품이고, 실용신안특허는 동사형에게 많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천기술은 명사형에게, 응용기술은 동사형에게 유리한 비즈니스 아이템이 될 것이다.

만일 경제, 경영, 심리, 통계 등 네 분야 중 두 개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명사형에게는 경영, 통계가 어울릴 것이고, 동사형에게는 경제, 심리가 더 유리할 것이다. 창업 아이템을 선택하는데도 유형에 따라 괘를 달리하는 것이 옳다. 명사형은 제조업이나 IT, 소매 유통업이 잘 어울리지만 동사형에게는 서비스업이 유리하다.

읽는 동안 이미 느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당수가 동사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미래의 세계적인 CEO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 사람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며, 세계 서비스업의 미래는 우리나라가 이끌어 갈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 지금부터라도 포화상태인 음식업보다 서비스업에 보다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