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 홍보가 살길이다

불황 때는 마케팅 지출도 줄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반대로 홍보에 집중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경우도 있다.경기도 부천 토박이인 김경옥(42·여)씨는 지역 치킨점주들 사이에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하게 돈을 버는 마케팅의 달인으로 통한다.

치킨 배달 전문점 ‘치킨더홈’ 심곡본점을 운영하는 그의 지론은 “홍보가 매출을 결정한다”는 것. 그의 비장의 무기는 시식 차량이다. 격주에 한 번 학교·시장 등 지역 주민이나 학생들이 모이는 곳이면 달려가 시식 행사를 한다. 이런 행사에 모이는 인원은 하루에 1000∼1500명. 16만∼25만원이 한꺼번에 들었다. 그는 “점포를 이용할 수 있는 세대가 1만3000곳 정도 되는데 이제 저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소문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전략은 전단 매일 돌리기. 지난해까지 목·금·토·일요일에 하루 1000장씩 돌렸지만 올해부터는 매일 500장씩 배포하고 있다. 그는 “배달 음식은 전단을 보고 주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꾸준히 홍보물을 넣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색 사은품을 이용한 홍보도 열심이다. 수건·머그컵 같은 일반적인 판촉물 대신 작은 열대어 1000마리를 준비해 판촉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리컵에 두 마리씩 넣어 선물하는 열대어는 특히 어린이 고객에게 인기가 많다. 사은품 구입 비용과 관련 광고를 진행하기 위해 월 25만원 정도 쓴다. 오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운영하는 그의 평균 수익률은 40%선.

◆수요층 파악하고 입소문에 무게

서울 중계동에서 천연마감재 시공업을 하는 ‘솔리스톤’ 운영자 우경헌(51)씨는 “최고의 홍보는 입소문”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천연 주거환경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2년이 넘는 기간을 투자해 규조토·백토·옥가루 등 돌가루를 이용하는 천연 마감재를 개발했다. 올 초 영업을 시작하면서 그가 생각한 성공의 관건은 홍보. “신축·리모델링·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공략하려고 인터넷을 통해 타깃이 될 곳을 골랐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곤 천연 재료 인테리어 시공과 다른 시공을 비교한 정보를 상세하게 담은 홍보물을 뿌렸다. 홍보물 한 장을 게시하는 데 드는 비용은 3만~5만원. 시공 상담을 할 때도 천연 재료의 기능성을 알리는 데 힘썼다. 홈페이지와 블로그에는 체험자들이 후기를 남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아토피 환자·노약자를 대상으로 할인 행사도 벌였다. “한 달간 홍보에 들인 비용이 300만원가량인데 월 3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죠.” 그는 “체험자가 많아질수록 입소문이 나고, 매출 상승 추이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고객 기억에 남는 것이 홍보의 시작

6월 말 강원도 홍천터미널 근처에 젤라또 와플카페 ‘B7’을 오픈한 전진운(28)씨. 그의 가게는 현재 주위 점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개점 후 한 달간 그는 직접 학교와 관공서를 돌며 전단을 뿌렸다. “전단 밑에 할인 쿠폰이 붙어 있어 바로 버리는 사람이 드물었던 것 같아요.” 특히 젊은 여성들을 주 고객으로 설정해 매장을 동화 속 세상처럼 꾸몄다. 세 사람 이상이 들러 커피를 주문하면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주고,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면 스틱과자를 제공했다.

자신의 명함을 카운터에 배치해 명함을 가져간 손님이 다시 가져오면 10% 할인도 해줬다. 명함도 회수되고,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었다. 매장에 걸린 폴라로이드 사진은 화제다. “터미널 옆이고, 지역 특성상 유난히 군인 면회 고객이 많죠. 매장에서 7000원 이상 구매하면 사진을 찍어 전시해 드리고 일정 기간 후 찾아가실 수 있게끔 해 다시 한번 매장을 찾도록 유도하고 있어요.”그는 영수증 하나까지 매장을 각인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 영수증 뒤에 인적 사항을 적으면 매달 추첨을 통해 1만원 메뉴 교환권을 지급하고 있다. 그가 홍보를 위해 들이는 돈은 평일 기준으로 하루 5만원 정도다.